0.5초
가끔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어제가 그랬다.
감정의 노예가 된 듯했다.
감정덩어리가 나를 짓누르는 느낌.
그 감정이 사랑이나 행복이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끌고 간 건 분노와 짜증이었다.
아들에게 화를 냈다.
남편에게 짜증을 부렸다.
화가 난다는 걸, 짜증이 올라온다는 걸 알아차렸는데도 소용없었다.
분노와 반응 사이에 간격을 두지 못했다.
바로 분노. 바로 짜증.
그런데 이젠 안다.
분노가 일어나려는 그 순간을.
문제는 반응이 너무 빨리 온다는 것이다.
‘잠시만’이라는 틈도 주지 않고, ‘바로’가 먼저 저지르고 만다.
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 이미 화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땐 멈춰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위로가 된다면, 길지 않았다는 것.
짧게 분노했고, 아차 하는 순간 멈췄다는 것.
분노와 반응 사이, 틈을 두자.
그 틈에서 한 번 숨을 쉬면, 아들의 얼굴이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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