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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 100일의 기록

나답게 산다는 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보인다 (D-69)

by 리얼요가맘 2026. 6. 13.

나답게 산다는 건 뭘까?

누군가의 시선에 맞춘 삶이 아니라, 나의 기준으로 사는 것. 오롯이 나·답·게. 오늘은 그 답의 작은 조각 하나를 주웠다. 정말로, 손으로 주웠다.

돗자리 위의 작은 뚜껑 하나

어제 아들의 숲탐험 수업에 따라갔다. 챙겨 간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은 음악을 듣고 음료를 마셨고, 그렇게 수업이 끝났다.

돗자리의 먼지를 털려고 공중으로 붕 띄우는데, 플라스틱 음료 뚜껑 하나가 톡 — 하고 떨어졌다. 새끼손가락 한 마디만 한 작은 것이었다. 모두가 분주히 자기 짐을 챙기느라 아무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주워 가방에 넣었다.

집에 돌아와 돗자리를 정리하다 가방 속 뚜껑을 꺼내 분리수거함에 넣으며 생각했다.

그래. 아무도 보지 않았다고 버려진 걸 두고 오지 않았구나. 누가 보면 하고, 안 보면 안 하는 게 아니라 — 누가 보든 안 보든 똑같이 하는 것.

이게 나답게 사는 게 아닐까.

내가 나를 보고 있다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나의 의지로, 나를 위해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들을 내가 보고 있다는 것.

요가에서는 이것을 ’내면의 목격자(Sākṣī, 사크쉬)’라고 부른다. 나의 호흡을, 나의 동작을, 나의 마음을 조용히 지켜보는 또 하나의 나. 매트 위의 수련도 똑같다.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의 매트 위에서 정직하게 버틴 한 호흡, 한 동작이 결국 나를 만든다.

요즘 읽고 있는 『미들마치』의 마지막 문장에서 조지 엘리엇은 말한다. 세상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작은 행동들 덕분이며, 묵묵히 숨은 삶을 충실하게 살아낸 사람들 덕분이라고.

음료 뚜껑 하나를 줍는 일은 역사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작은 행동을 본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바로 나.

차곡차곡, 나답게

“오늘 나, 정말 나답게 잘 살았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이런 것들이 쌓여 내가 된다. 겉으로만 맴맴 돌지 않고, 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

생각정리 100일도 그렇게, 오늘의 뚜껑 하나도 그렇게 — 나답게 쌓인다.

D-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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