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2 [생각 정리] 욕심부리지 말라는데, 나는 잘하고 싶다 (D-52) 욕심과 잘함요가를 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런데 태윤오빠는 옆에서 욕심부리지 말라고 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욕심부리지 말라는 말. 이 둘 사이에서 문득 궁금해졌다. 잘하려면 욕심이 있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욕심은 정말 버려야 할 걸까?처음엔 욕심=잘함인 것 같았다. 잘하고 싶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욕심을 부려 더더더 하게 되니까. 그렇다면 잘 못한다는 건 욕심이 없다는 뜻일까? 무언가를 할 때도, 돈 같은 것도, 욕심이 붙어야 잘하고 부자가 되는 걸까?예를 들어 요가 동작을 할 때 오늘은 여기까지라며 멈추려 할 때가 있다. 이때 조금만 더 하려는 의식이 개입해서 조금 더하게 한다. 이때가 욕심일까? 어디선가 들은 얘기다. 무언가를 끝내고 싶을 때 조금만 더 해보자. 자기 자신.. 2026. 6. 30. [생각 정리] 이야기는 머리가 아니라 길 위에서 쓰인다 (D-53) 어제 〈위키드〉 영화를 봤다. 사악한 서쪽 마녀가 어떻게 사악해져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악이든 선이든 이분법적으로 나뉘어버리는 그 안에, 분명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이 그러하듯, 무엇이든 사연이 있다. 물론 그 사연으로 악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누군가는 그 악을 악으로 갚고, 누군가는 선인 척 가장하며 넘어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장 힘든 길로 그 악을 선으로 되돌려 준다. 결국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 이야기를 나에게 어울리게 만들어 가야 한다. 어울리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대입시키며 조율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아가야 한다. 생각만으로는, 상상만으로는 알 수 없다. 결국 경험해 봐야 안다... 2026. 6. 29. [생각 정리] ‘幸’, 행복에도 불행에도 들어가는 글자 (D-54) 다행 행(幸)행복(幸福), 불행(不幸). 정반대인 두 단어에 같은 글자 ’행(幸)’이 들어간다. 좋은 일에도 나쁜 일에도 같은 글자가 놓인다는 게 묘하다.‘다행이다’, ‘다행스럽다’는 결국 내 마음이 괜찮다는 말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려다 멈추면 우리는 “휴, 다행이다”라고 한다. 그 한마디 안에는 안심이 들어 있다. 불안하지 않다는 감정, 그게 다행의 정체다.그러고 보니 나는 ‘행복하다’보다 ‘다행이다’를 더 자주 쓴다. 큰 기쁨보다는 안도에 가까운 말. 미루어 보면 내게 다행은 곧 행복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같은 ’행(幸)’인데 어디에 붙느냐로 행복도 되고 불행도 된다. 그 차이를 가르는 건 사건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다.그래서요가수트라는 마음 작용을 조절하는 것이 요가라고 말한다... 2026. 6. 28. [생각 정리] 멈춤과 비교, 내가 망하는 두 가지 길 (D-55) “Man must always invert. 사람은 언제나 뒤집어 생각해야 한다.”— 카를 야코비(Carl Jacobi), 찰리 멍거가 즐겨 인용한 말망하는 길‘이걸로 내가 크게 망하는 길이 뭘까?’ 크게 망하는 길을 생각해 본다. 역설적으로, 망하는 길을 먼저 그려놓고 그 길을 가지 않거나 피해가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요가대회 준비가 잘 안 되어 고민하던 차에 유튜브를 듣다가 이 말을 들었다. 성공이 아니라 실패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그래서 망하는 길이 뭘까 생각해봤다. 안 된다고 지레 주저앉는 것,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왜 나만 이래’라고 위축되는 것. 이 두 가지였다. 멈춤과 비교. 비교하면 멈추게 된다고 생각하니 답이 분명해졌다. 이보다 더 단순할 수 없었다.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조금만 .. 2026. 6. 27. 불안 속 하루, 그래도 다행한 것들 행복(幸福)과 불행(不幸)에는 같은 ‘행’이 들어 있다삶은 불안하다. 불안을 안고 사는 우리는 매일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생각해 본다. 그래, 불안하니까. 원래 그런 거야. 그러면서 마음을 다지려 애써본다. 나, 불안한 거 싫고 그냥 행복하고 싶다고.머리와 마음이 따로 움직일 때, 그 리듬감 어딘가에서 멀미가 온다. 그럴 땐 억지로라도 행복을 꺼내 써야지. 《행복의 기원》에서 그랬듯, 행복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도구’다. 행복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다.그런데 문제는 그 행복의 ‘양’이다. 얼마나 있어야 할까? 어느 정도 충족돼야 할까?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이럴 때면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봤듯, 단 7초. 혹시 그 7초가 짧다면 5분쯤. 짧지만, 그 .. 2026. 6. 26. [생각 정리]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 데이미언 허스트 〈A Thousand Years〉 앞에서 (D-57)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어제 자림이와 데이미언 허스트 전을 보러 갔다. 엄청난 인파였고, 입장까지 한참을 줄 서서 기다렸다.작품을 차례로 둘러보다 전시 중앙에서 발이 멈췄다.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공, 그리고 소머리와 파리떼.그중 소머리가 가장 충격적이었다. 유리장 안에서 실제로 썩어가는 소머리, 그 위를 맴도는 파리는 박제도 모형도 아닌 진짜였기 때문이다.구더기가 부화해 파리가 되고, 소머리를 먹고 살다가, 머리 위 살충기에 죽는다. 작가의 의도를 알고 봤기에 충격이 덜했을 뿐, 모르고 봤다면 나는 역겨움과 징그러움만 느끼고 돌아섰을 것이다.그렇다면 나는 그 너머를 보고 있었나? 죽음과 탄생, 그 순환 같은 것.문득 작품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저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말풍선처럼 속을 .. 2026. 6. 25.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