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아니라, 목적이 있는 삶.
이상을 향해 달리다 보면 방향을 잃고 헤맬 때가 많다. 분명 무언가를 향해 달려왔는데, 정작 왜 가는지에 대한 물음은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내달린 것이다. 지금 내가 딛고 선 자리, 내가 통과하고 있는 경험은 바라보지 못한 채, 그저 앞으로 앞으로, 저 멀리 빛을 향해서만.
빛을 좇아 멀리 날아가는 나방처럼. 빛 앞에서 파닥이다 결국 으스러지고 마는, 그런 경험.
나는 그렇게 40년을 넘게 살아왔다.
매트 위에서조차 그랬다. 지금 이 호흡에 머물라고 수없이 말하면서, 정작 내 마음은 다음 자세, 더 깊은 동작에 가 있었다. 발밑은 비어 있는데 시선만 저 앞에 두고서.
자림이가 무언가를 보여주며 나를 부를 때도 그랬다. 몸은 거기 있는데 마음은 늘 다음 할 일에 가 있었다. 아이는 지금을 사는데, 나만 자꾸 내일에 서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목표는 없지만 왜라는 목적이 있는 삶.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알아차리고, 바라보고, 거기에 몰입하는 삶. 타인에 의해 타인을 위해 떠밀리는 삶이 아니라, 나로 인해 내가 살아가는 삶.
그렇게 살다 보면 자연히 주변에도 온기가 번진다. 웃는 삶. 빛은 있으되 그 빛에 나의 경계가 흐려지지 않는 삶. 밝지만 뜨겁지 않은, 적당한 따뜻함.
물론 때로는 욕심과 자책, 실망과 분노 같은 감정에 잠겨버리는 날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 감정들이 나를 끝내 붙잡아 가둘 수는 없다는 것을.
왜 돌아가는지 아는 삶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두루두루, 함께 잘 살아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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