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흙탕물이다.
인정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러면서도 자꾸 맑은 물이 되고 싶어 했다.
흙탕물이 맑아지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가만히 있으면 된다.
가만히 두면 흙이 천천히 가라앉고, 물은 저절로 맑아진다.
단, 휘저으면 다시 흐려진다.
‘난 흙탕물이 아니야’라며 마구 헤엄칠수록 물은 더 탁해진다.
‘맞아, 난 흙탕물이야’ 하고 인정한 채 가만히 있을 때, 오히려 맑아진다.
그동안 나는 반대로 했다.
내 안의 것들을 밀어내고 거부하면서, 빠른 길로만 맑아지려 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지는 못하고, 타인의 욕망을 내 것인 양 가져와 억지로 끼워 맞추려 했다.
그렇게 진흙을 잔뜩 쌓아 놓고는, ‘난 흙탕물이 아니야’라며 마구 휘저었다.
그러고는 왜 맑아지지 않느냐고 속상해했다.
‘왜 나만 이래’ 하고 북받쳤다.
진짜 나를 버린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시야를 흐린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였다.
흙탕물인 걸 인정하고,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면 어느덧 살짝 맑아져 있을 것이다.
너무 복잡하게 굴지 말고,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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