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계획에 문제가 생기면, 마음이 아프고 어김없이 좌절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은 늘 비슷하다. ‘그만두고 싶다.’ 동시에 ‘다시 해보자.’ 좌절은 어느 정도 나를 한 번 강타한 뒤에야 비로소 가라앉는다.
지금이 딱 그렇다.
요가 대회를 준비하며 인터랙티브 요가를 접목해보려 했다. 몇 주 동안 머릿속으로 수십 번 그려온 장면이었다. 영상이 흐르고, 그 위로 움직임이 얹히는 순간. 그런데 연습 단계에서부터 막혔다. 노트북과 무대 영상이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시도해보려 했으나, 시도 자체가 되지 않았다.
무대에 오른 것도 아니었다. 틀렸다거나 부족했다는 결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저 시작 버튼 앞에서, 켜지지도 않는 화면을 바라보며 멈춰 있었다. 보여주기 전에 무너진다는 건, 결과 앞에서 무너지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막막함이었다.
Plan A도, Plan B도 있었다. 그런데 ‘연결 자체가 안 되는 경우’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다시 해야 하나. 처음부터 다시? 수많은 생각이 몰려온다.
그런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막상 그 막막함 속에서도, 나는 멈추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른 방향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고, 급기야 잠결에도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의식은 좌절해 있는데, 손은 벌써 다음을 더듬고 있었다.
이번 일이 잘 풀릴지는 아직 모르겠다. 솔직히 자신도 없다.
그래도 잠결에 손이 먼저 움직이는 걸 보면, 나는 아직 이걸 놓지 못한 모양이다. 어쩌면 그거면 충분한 건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한다는 게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그냥 아직 손을 떼지 못한 상태를 말하는 거라면.
오늘은 거기까지만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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