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행 행(幸)
행복(幸福), 불행(不幸). 정반대인 두 단어에 같은 글자 ’행(幸)’이 들어간다. 좋은 일에도 나쁜 일에도 같은 글자가 놓인다는 게 묘하다.
‘다행이다’, ‘다행스럽다’는 결국 내 마음이 괜찮다는 말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려다 멈추면 우리는 “휴, 다행이다”라고 한다. 그 한마디 안에는 안심이 들어 있다. 불안하지 않다는 감정, 그게 다행의 정체다.
그러고 보니 나는 ‘행복하다’보다 ‘다행이다’를 더 자주 쓴다. 큰 기쁨보다는 안도에 가까운 말. 미루어 보면 내게 다행은 곧 행복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같은 ’행(幸)’인데 어디에 붙느냐로 행복도 되고 불행도 된다. 그 차이를 가르는 건 사건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다.
그래서
요가수트라는 마음 작용을 조절하는 것이 요가라고 말한다. 행복의 행과 불행의 행이 종이 한 장 차이라면, 그 종이를 넘기는 손은 결국 내 마음인 셈이다.
마음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오늘은 다행한 하루가 된다. 그렇게 다행한 나를 만들어가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 정리] 100일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각 정리] 욕심부리지 말라는데, 나는 잘하고 싶다 (D-52) (0) | 2026.06.30 |
|---|---|
| [생각 정리] 이야기는 머리가 아니라 길 위에서 쓰인다 (D-53) (0) | 2026.06.29 |
| [생각 정리] 멈춤과 비교, 내가 망하는 두 가지 길 (D-55) (0) | 2026.06.27 |
| 불안 속 하루, 그래도 다행한 것들 (0) | 2026.06.26 |
| [생각 정리]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 데이미언 허스트 〈A Thousand Years〉 앞에서 (D-57) (0) | 2026.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