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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 100일의 기록

[생각 정리] 이야기는 머리가 아니라 길 위에서 쓰인다 (D-53)

by 리얼요가맘 2026. 6. 29.

어제 〈위키드〉 영화를 봤다. 사악한 서쪽 마녀가 어떻게 사악해져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악이든 선이든 이분법적으로 나뉘어버리는 그 안에, 분명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이 그러하듯, 무엇이든 사연이 있다. 물론 그 사연으로 악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누군가는 그 악을 악으로 갚고, 누군가는 선인 척 가장하며 넘어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장 힘든 길로 그 악을 선으로 되돌려 준다. 결국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 이야기를 나에게 어울리게 만들어 가야 한다. 어울리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대입시키며 조율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아가야 한다. 생각만으로는, 상상만으로는 알 수 없다. 결국 경험해 봐야 안다.

그렇다고 생각과 상상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다. 생각과 상상은 나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로 가기 위한 안내서다.

그러니 생각과 상상은 답이 아니다. 안내서는 도착지를 찍어주지 않는다. 다만 나를 출발하게 한다. 그거면 됐다. 답은 안내서 안에 있는 게 아니라, 걸어야 쓰인다.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머릿속에 있던 게 아니었다. 길 위에서 찾은 것이다.